【전주-군산】군산:넷째날..이성당, 근대화거리, 근대미술관, 군산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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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4
군산 마지막 날 아침은
이성당에서 시작.
빵집 주차장은 없다.
건너편 광장에 주차장이 있긴한데 자리 경쟁 치열.
우리도 그나마 운좋게 이면도로에 주차했다.
9시반쯤 갔는데 빵이 다 안나온것 같다.
앞에 사람이 야채빵 쓸어담던데
그렇게 맛있나..
나는 원래 고로케 같은 빵은 별로 안좋아해서
그냥 맛만 보자고 하나씩만 담았다.
선물용 과자도 종류가 다양하다.
신관도 가봐야 하니까 본관에서는 조금만 샀다.
신관은 생각보다 빵 종류가 많지 않다.
본관과 겹치는 빵도 많고 새로운 빵은 몇가지 안되는데
2층에 먹고 갈 수 있는 카페가 있다고 한다.
우리는 시간관계상 패쓰.
어제 둘러보지 못했던 근대화 거리와 군산세관 관광을 위해
군산근대역사박물관 주차장에 차를 대고
이성당에서 구입한 빵으로 간단하게 요기를 했다.
야채빵 뭐야!
카레 고로케 뭐야!
단팥빵 뭐야!
솔직히 야채빵이 야채빵이지 했는데
내가 아는 야채빵이 아니네.
야채빵은 후추향이 좀 강하긴 한데
질척거리거나 퍽퍽하지 않고 채소 식감도 살아있다.
카레 고로케도 예상보다 더 고급스럽고 이국적인 맛이라 매력있고,
단팥빵은 아는 맛이니까 별 기대 안했는데
내가 좋아하는 얇은 빵인데다 팥도 안 달아서 더 좋음.
뭇국 이후 군산에 다시 와야 하는 이유가 또 생겼다.
나머지 빵들은 돌아가는 길 휴게소에서 먹었는데
아침에 먹은 빵들이 너무 임팩트가 쎄서 큰 감흥은 없었다.
카스테라나 도너츠는 아는 그 맛이고
쑥당고는 쑥도 좋아하고 모양이 귀여워서 샀는데 좀 달았다.
이거 먹으면서도 계속 야채빵 얘기.ㅋㅋ
빵 다 먹고 주차장 바로 건너편에 있는 근대화 거리로 갔다.
사실 근대화 거리라고 해서 마을같이 넓게 형성되어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건물 몇채가 전부였다.
공연장 앞에 있는 동상들은
군산 출신 소설가(채만식)의 작품 속 등장인물인데
소설 줄거리와 인물 설명을 읽고나니
동상을 보는데도 감정이입이 되서 마치 연극을 본 것 같았다.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을 관람하면 미술관도 무료인데
우리는 전날 간거라 입장료가 있더라도 일단 가보자고 했다.
운좋게도 이날 무료 입장하는 날이라 그냥 들어갔는데
원래 입장료도 성인 500원으로 비싸진 않다.
군산 출신의 故하반영 화백 작품을 전시 중이었다.
90이 넘어서까지 작품활동을 하셨다는 그의 그림에서는
나이를 짐작할 수 없었다.
이건 장미갤러리에서 찍은 것 같은데
하반영 화백이 실제 사용하던 미술 도구들과
생전 작업하시던 모습을 사진으로 남겨두었다.
군산근대미술관 건물은
일본 18은행이 조선에 일곱번째로 개설한 은행 건물로
당시의 은행은 무역과 관련한 대부업이 주였으며
일본인이 대출받은 돈으로 조선인에게 고리대금을 일삼아
담보로 잡힌 토지를 갈취하는 일이 많았다고 한다.
한켠에 걸려있던 액자 중에 인상적이었던
당시 징용당했던 사람이 해방 후에 포로수용소를 재현한 그림이다.
이런 상상도 할 수 없는 끔찍한 일이 왜 당한사람만 있는 건지.
선택적 기억상실이무니까?
미술관 외부에 문서창고였던 곳은
안중근 의사 전시관으로 2층에 여순감옥을 재현해 놓았다.
미술관 바로 옆에 2층의 다다미식 카페가 있는데
일제 강점기에 식료품과 잡화를 수입판매하는 무역회사였던 미즈상사 건물이
현재 북카페인 미즈커피로 운영되고 있다.
1층에서도 차를 마실 수 있다.
2층은 다다미식이라 신발은 신발장에 두고 가야 한다.
계단이 조금 높고 가팔라서 조심.
복도를 사이로 크게 두칸의 홀이 있고
그 뒤로 각각 작은 방이 하나씩 딸려있다.
해는 따뜻하고 바람은 시원하고 딱 좋다.
군산세관 가는 중간에 박물관이 있어서 가로지르다 보니
군산의 탁류길 안내도가 있었다.
군산에서 가봐야할 주요 장소들을
2시간 정도면 둘러볼 수 있는 코스라고 하니
여행 전에 미리 알았으면 일정 잡는데 더 수월했겠다.
못가본 곳은 다시 방문하게 되면 그때 가보는걸로.ㅎ
코로나 때문인지 정문은 닫혀있고
옆으로 돌아가면 측면에 출입구가 있다.
옛군산세관 건물은
세관 기록에 대한 전시관으로 사용되고 있고
세관 창고는 카페로 운영 중이다.
내부로 들어가면 정면에 큰 먹방이 인형이 있다.
근대시기 부임한 세관사의 프렌치 불독이
사람들이 보기에 코가 돼지코 같아 먹성좋게 생겼다고
먹방이라 불렀다고 한다.
약간 전시관처럼 둘러 볼 수 있는 곳일 줄 알았는데
그냥 완전 카페라서 입구에서 잠깐 훑어보고 나왔다.
군산에서의 투어가 끝났다.
군산은 처음인데 뭔가 큰 현장 학습 박물관을 둘러본 기분이다.
앞으로도 오랫동안 역사를 들여다볼 수 있게
잘 보존,관리되길 바란다.